삶의 이야기

한번쯤 다시 살아볼수 있다면(김재진)

청산 2010. 2. 22. 12:11

      살아라 친구여 오래오래 힘든 이 세상도 살아라 친구여 참담히 눈물 마른 들판 질러 강인 듯 기적소리 하나 흘러가고 서른을 넘겨버린 빈 날들 모아 쭉정이처럼 후후 날리며 살아라 친구여 상아라 친구여 죽자고 일하던 사람들 돌아와 새벽을 가다리던 어둠 속에서 새벽이 오면 무었하랴 풀 끝에 맺힐 이슬 아예 시들고 굴러서 깨어질 빛의 파편만 남은 일의 무게에 눌려 눈 시린데 희망을 만드는 것은 손쉬어라 만들다 지우는 아기처럼 금세 지울 죽음이나 떠올리며 가만히 불러보는 세상이여 오래오래 놓치고 싶지 않은 이름처럼 서른 넘겨 견디어온 이 세상이여 캄캄한 부름으로 살아라 친구여 살아라 친구여 한번쯤 다시 살아볼수 있다면 김재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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